백전불태
2021. 2. 21. 11:51
해녀들에게 바다가 늘 삶의 보고다.
바다를 보고로 살아가는
해녀들에게 숨의 길이가
계급을 낳는다.
숨이 길이가 짧고 김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분류되고
잡을 수 있는 어패류의 어종의 종류와 질이
달라져 그에 따른 수입도 달라진다.
숨의 길이를 늘리는 것은 개인적으로 타고난 것이라
노력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숨 길이로 물질하는 그녀들에게
언제나 숨길이가 다할때 쯤
해저에 전복이 뚜렷이 보인다.
숨길이가 다하여 부상 후 숨을 가담고
다시 입수하면 그 자리를 찾아가면
그 전복은 어디 가고 늘 빈손이다.
그러나 숨의 길이가 다할때쯤
뚜렷이 보이는 전복을 잡기 위해
잠수를 지속하면 물숨이 들어오고
이승에서 저승의 세계로 간다.
물숨은 해녀들에게 저승사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숨을 먹는 이는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을 것이다.
숨의 길이와 전복의 사이에 이승과
저승이 있다
그것을 취하려는 욕망이 앞설때
이미 저승길로
들어선 것이다.
오늘 물질하고 있는 해녀들은
눈앞에서 부르는 전복을 보낼줄 안다.
그래서 그녀들에게
바다는 내편이고 보고라.